
개인회생이 인가되면 채무자는 매달 변제금을 내고, 채권자는 그 돈을 법원을 통해 나눠 받습니다. 그런데 채권자 쪽에서는 그 돈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매달 확인해야 했어요.
저는 몇 년 전 대부업체 법무팀에서 개인회생 채권을 관리했습니다. 지금은 카드사에 있지만, 변제금이 밀리기 시작한 채무자가 어떻게 되는지는 그때 가장 가까이서 봤어요.
채권자는 회생을 어떻게 지켜보나
채권자 쪽에서 회생 사실을 처음 아는 건 대부분 법원의 금지명령이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그 뒤로 인가가 나면, 법원 사이트에 회생 사건번호를 넣어 총 납부액, 미납액, 변제 회차 같은 걸 조회할 수 있었어요. 제 일은 이걸 채권별로 하나씩 확인하는 거였습니다.
가끔 있었던 건, 채무자는 돈을 냈는데 채권자에게는 들어오지 않은 경우였어요. 채무자가 변제금을 정상적으로 넣었는데도, 법원에서 채권자별로 나눠 보내는 과정에서 입금이 빠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 채권을 일일이 찾아서 법원에 연락해 입금을 요청하는 것도 제 일이었어요.
밀려도 전화 한 통 할 수 없었습니다
회생 중인 채무자의 변제금이 밀려도,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할 수 없었습니다. 회생이 폐지된 게 아니니까요. 납부 안내 전화조차 할 수 없어서, 미납 회차가 하나씩 늘어나는 걸 조회 화면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채권자가 할 수 있는 건 결국 법원에 폐지를 신청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제가 있던 회사는 미납이 5회차 이상 쌓이면 법원에 회생 폐지 신청서를 보냈어요.
법원 실무에서는 보통 3개월분쯤 밀리면 회생위원이 법원에 보고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채권자가 신청하지 않아도 법원 쪽에서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제가 겪어 보니, 실제로 폐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법원마다 꽤 달랐어요.
폐지 신청서를 보냈더니, 다음 달 전액이 들어온 채무자
미납이 5회차를 넘겨서 폐지 신청서를 보낸 채무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달, 밀린 금액이 전부 한 번에 들어왔어요.
한 번에 낼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습니다. 제 짐작으로는 법원에서 폐지 예정 통지를 받고, 회생 중인 사람도 받을 수 있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채워 넣은 게 아닐까 싶어요.
10회 넘게 밀렸는데, 폐지가 안 된 채무자
반대 경우도 있었습니다. 미납이 10회를 넘겨서 폐지 신청서를 여러 번 보내고 법원에 전화도 여러 번 했는데, 폐지가 되지 않았어요.
월 변제금이 10만 원대였던 걸 보면, 소득이 아주 적은 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남은 회차가 딱 밀린 10회 정도라서, 그것만 내면 회생이 끝나는 상황이라 법원이 폐지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정확한 이유는 법원만 알 거예요. 이것도 법원마다 달라서, 정확한 기준은 저도 모릅니다.

폐지되면 생기는 일
폐지가 결정된 게 확인되면, 채권자 쪽에서는 그 채권을 회생 전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부터 했습니다.
- 감면받기로 했던 원금이 다시 살아납니다. 회생으로 줄여줬던 원금이 원래대로 돌아가요. 변제를 끝까지 마쳐야 받을 수 있던 면책을 못 받게 되니까요.
- 그동안 낸 변제금은 이자부터 갚은 걸로 처리됐어요. 제가 있던 곳에서는 그동안 낸 회생금을 쌓인 이자에 먼저 넣고, 남은 금액으로 원금을 갚은 걸로 처리했습니다. 몇 년 동안 꼬박꼬박 냈어도 생각보다 원금이 덜 줄어 있을 수 있다는 뜻이에요. 물론 이미 낸 돈을 돌려받을 수도 없습니다.
- 채권은 다시 추심팀으로 넘어갑니다. 원상복구가 끝나면 채권을 채권팀으로 다시 넘겼고, 그때부터는 멈췄던 전화와 방문 추심이 다시 시작됐어요.
- 다시 신청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왜 밀렸는지, 지금은 갚을 수 있는지를 더 엄격하게 보고, 비용도 다시 들어요.
회생 중에는 연락조차 못 하던 채권자가, 폐지되는 순간 다시 전화를 걸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추심 부서에서 전화를 걸던 입장에서 보면, 그때부터 흐름은 일반 연체 채권과 거의 같았습니다.
변제금이 밀릴 것 같다면
채권자는 먼저 연락할 수 없어요
위에서 말씀드렸듯 채권자는 회생 중인 채무자에게 전화할 수 없습니다. 밀려도 아무 연락이 없다고 괜찮은 게 아니에요. 변제금이 부족할 것 같으면 담당 회생위원에게 먼저 사정을 알리는 게 좋습니다.
변제계획은 바꿀 수 있어요
직장을 옮겨 급여가 줄었거나, 출산이나 질병으로 생계비가 늘었다면 변제계획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뿐 아니라 회생위원이나 채권자도 신청할 수 있는 제도예요.
끝까지 못 갚게 됐다면, 특별면책
질병이나 비자발적 실직처럼 본인이 어쩔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마치지 못했다면 특별면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파산했을 때 채권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 이상은 이미 갚았어야 하고, 변제계획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이어야 해요.
내 납부 내역도 가끔 확인해 보세요
제가 봤던 것처럼 돈을 냈는데 중간에서 처리가 빠지는 일도 있었어요. 회생위원이나 회생을 맡긴 변호사·법무사를 통해서라도, 내 변제금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가끔 확인해 보는 게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변제금 한 번 밀리면 바로 폐지되나요?
한 번 밀렸다고 바로 폐지되지는 않아요. 제가 있던 곳은 5회차 이상 밀려야 폐지 신청을 했고, 신청한다고 법원이 바로 폐지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밀린 게 쌓일수록 한 번에 채워 넣기 어려워지니, 한두 번 밀렸을 때 바로 채우는 게 가장 좋아요.
Q. 폐지 예정 통지를 받았어요. 이제 끝난 건가요?
제가 본 채무자 중에는 폐지 신청이 들어간 뒤에 밀린 금액을 전부 채워서 회생을 이어간 분도 있었습니다. 통지를 받았다면 바로 회생위원이나 회생을 맡긴 변호사·법무사에게 연락해서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을 확인하세요.
Q. 폐지되면 그동안 낸 돈은 어떻게 되나요?
돌려받을 수 없어요. 제가 있던 곳에서는 그동안 낸 변제금을 쌓인 이자부터 갚은 걸로 처리하고, 남은 금액을 원금에 넣었습니다. 감면됐던 원금도 다시 살아나기 때문에, 폐지 후에 남는 빚이 생각보다 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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