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년 전, 중고로 아이폰을 사려다 사기를 당했습니다. 상대는 당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건은 소년부로 넘어갔고, 돈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상대는 돈이 없다고 했고, 부모 쪽에서도 책임지려는 움직임은 없었어요. 미성년자니까, 금액이 크지 않으니까 여기서 접는 사람이 대부분일 겁니다.
저는 접지 않았습니다. 금융 쪽에서 일하다 보니 법적으로 확정된 채권이 얼마나 오래 살아 있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당장 못 받더라도 권리만큼은 확실하게 만들어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6년 뒤, 상대 쪽에서 먼저 합의를 요청해왔습니다.
사건 흐름
| 단계 | 걸린 시간 |
|---|---|
| 경찰 신고, 소년부 송치 | 사기 직후 |
| 지급명령 신청 → 사실조회 → 송달 | 2달이 채 안 걸림 |
| 이의신청 없이 확정 | 송달 후 2주 |
| 확정된 지급명령 보관하며 대기 | 약 6년 |
| 급여 압류 신청 → 첫 입금 | 한 달 조금 넘게 |
| 상대 측 합의 요청, 약 90만원에 합의 | 압류 이후 |
왜 배상명령이 아니라 지급명령이었나
사기 피해를 당하면 보통 형사재판에서 배상명령을 같이 신청하는 방법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상대가 미성년자라 소년보호사건으로 넘어가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배상명령은 형사재판 절차 안에서 신청하는 건데, 소년보호사건은 형사재판이 아니라서 이 길이 막힙니다.
그래서 민사 쪽인 지급명령을 따로 신청했습니다.
| 구분 | 배상명령 | 지급명령 |
|---|---|---|
| 절차 | 형사재판 중에 함께 신청 | 민사로 법원에 따로 신청 |
| 소년보호사건일 때 | 사실상 어려움 | 신청 가능 |
상대 인적사항을 몰랐을 때
지급명령을 신청하려면 상대 주소가 필요한데, 제가 아는 건 거래할 때 쓰던 휴대폰 번호뿐이었습니다.
이럴 때 쓰는 게 사실조회 신청입니다. 법원에 사실조회신청서를 내서 통신사에 그 번호 가입자의 인적사항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에요. 법원을 거치니까 합법적으로 상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확인된 주소로 지급명령이 송달됐습니다. 신청부터 보정, 송달까지 두 달이 채 안 걸렸어요. 생각했던 것보다는 빨랐습니다.
어머니가 받고, 그대로 확정
상대가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법원 우편물은 어머니가 받으셨습니다. 그 뒤로 이의신청도 없었고 저에게 연락이 온 것도 없었어요. 2주가 지나고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확정된 지급명령은 재판에서 이긴 것과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 당장 돈을 받을 수는 없었지만, 이제 제가 할 일은 그 정본을 잘 보관하는 것뿐이었어요.
6년을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
기다리는 동안 두 가지가 권리를 지켜줬습니다.
하나는 시효입니다. 사기 같은 불법행위로 생긴 손해배상 청구권은 원래 비교적 빨리 소멸하지만, 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으로 인정된 채권은 확정된 때부터 10년간 유효합니다. 상대가 성인이 되고 일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충분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지연이자입니다. 지급명령이 상대에게 송달된 다음 날부터 법정 지연이자가 붙습니다. 기다린 시간만큼 받을 금액도 조금씩 늘어났어요.

급여 압류, 그리고 합의
몇 년이 지나고, 상대가 공개된 인스타그램에 입사 소식을 올린 걸 보게 됐습니다.
직장을 알게 된 뒤 확정된 지급명령 정본을 가지고 법원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했습니다. 상대의 회사를 제3채무자로 해서, 회사가 급여 일부를 저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하는 절차예요. 신청하고 첫 급여가 들어오기까지 한 달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월급 전액을 가져오는 건 아닙니다. 생활은 할 수 있도록 급여의 일정 부분은 법으로 압류가 금지돼 있어서, 그 범위 안에서만 받게 됩니다.
그런데 압류가 들어가고 나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6년 동안 연락 한 번 없던 상대 쪽에서 먼저 합의를 요청해온 거예요. 매달 급여에서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보다 한 번에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약 90만원에 합의했고, 그동안 들어간 법적 비용도 따로 받았습니다. 직접 사과를 받지는 못했지만, 제가 잃었던 건 돌려받았습니다.
비슷한 일을 겪고 계신다면
- 경찰 신고는 먼저 하시고, 사건번호와 수사 결과 통지서를 챙겨두세요
- 상대가 미성년자라 배상명령이 어렵다면 지급명령을 따로 신청하세요. 대법원 전자소송 사이트에서 할 수 있습니다
- 상대 주소를 모르면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로 사실조회를 신청하세요
- 확정된 지급명령 정본은 잘 보관하세요. 10년 동안 쓸 수 있습니다
- 상대 직장을 모른다면 법원에 재산명시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가 법원에 소득과 재산을 밝혀야 하는 절차예요. 다른 사람의 신용정보를 동의 없이 조회하는 건 불법이니 꼭 법원 절차를 이용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 주민번호를 모르는데 지급명령이 되나요?
됩니다. 저도 휴대폰 번호밖에 몰랐습니다.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서 통신사로부터 가입자 인적사항을 받았고, 그 주소로 송달했습니다. 계좌번호를 알고 있다면 은행을 상대로 같은 방식의 사실조회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Q. 10년이 다 돼 가는데도 못 받으면요?
시효가 끝나기 전에 다시 법적 절차를 밟아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시점이 다가오면 법률 상담을 받아보세요.
Q. 들어간 비용은 제가 떠안나요?
지급명령 비용은 상대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합의할 때 원래 금액과 별도로 법적 비용을 따로 받았습니다. 금액이 작아도 해볼 만한 이유입니다.
Q. 압류 중에 합의하면 어떻게 정리하나요?
합의금을 받고 나면 채권자가 법원에 압류 신청을 취하해야 상대 급여에서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합의할 때 입금 확인 후 취하하겠다고 정해두면 깔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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